1백달러 이하로 가격하락, 1인치 HDD 시장 확대 초읽기
최근 들어 1인치 HDD에 대한 개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중국 GS 마이크로드라이브(GS Microdrive)가 2.4Gbyte 매직스터(Magicstor)를 공개한 이후 이와 유사한 제품 발표가 잇따르고 있어 앞으로 이 분야의 경쟁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초소형 플래터(Platter)에 데이터를 기록하는 1인치 HDD(Hard Disk Drive)의 개발 및 생산 경쟁이 최근 들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표 1) 지난 99년 미국 IBM의 마이크로드라이브 출시 이후 줄곧 고전해 왔던 1인치 디스크 드라이브 시장은 올 들어 활동적인 신생 업체들이 부상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 GS 마이크로드라이브(GS Microdrive)는 지난 2월 2.4Gbyte 용량의 1인치 HDD 매직스터(Magicstor)를 공개했다. (그림 1) 이미 샘플공급이 시작된 이 제품은 지난 4월 양산에 들어갔다. GS 마이크로드라이브는 오는 10월과 내년 초에 각각 3.6Gbyte와 4.7Gbyte용량의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기업의 이미지 및 브랜드 마케팅을 확고히 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시장에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또 다른 주요 업체인 미국의 코니스(Cornice)도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CSS로 잘 알려진 코니스는 오는 2/4분기 내에 1.5Gbyte 코니스 개인용 스토리지 드라이브의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코니스는 기존의 1인치 HDD 설계에 사용된 착탈식 컴팩트플래시 복합 시스템과는 달리 완전한 내장형 매커니즘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새로운 매커니즘이 마이크로드라이브의 가격을 큰 폭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코니스는 주장했다.
1인치 드라이브의 선구자 역시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고 있다. IBM의 하드 디스크 사업체를 인수한 HGST(Hitachi Global Storage Technology)도 신형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HGST는 340Mbyte~1Gbyte 용량에 이르는 기존의 제품 라인을 올 가을에 2~4Gbyte급의 양산 마이크로드라이브와 결합시킬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삼성, 캠코더에 1인치 드라이브 탑재
이처럼 상당수의 신생 업체들이 1인치 HDD 대열에 속속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업체들이 양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시장에서 도태되는 업체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업체들은 개척자들이 밟은 전철을 피하면서도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신중하게 추진중이다.
특히 모든 후발 업체들이 착탈식이 아닌 내장형 장비를 기획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제품이 디지털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기의 옵션으로만 판매된다면 출하량 증대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드라이브 제품이 장비에 내장될 수 있도록 장비업체들에 직접적인 마케팅을 시도한 것이다.
이들의 전략은 적중했다. 올 들어 1인치 HDD를 내장한 수 많은 제품들이 선보인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2월에 개최된 2003 인터내셔널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삼성전자는 1인치 드라이브를 내장한 캠코더를 전시했다. 이 전시회에서 삼성은 제품의 출시일정과 가격을 밝혔는데 “오는 6월이나 7월께 출시될 삼성의 캠코더 제품 가격이 699달러에 불과할 것”이라는 사실에 많은 관람객들이 놀라워 했다고 밝혔다.
ITCAM-7이라 불리는 이 캠코더는 MPEG-4(Moving Picture Coding Experts Group Phase 4) 비디오 인코딩 기능을 지원한다. 고화질 이미지 모드에서 해상도는 640×480화소(VGA: Video Graphics Array)이며, 속도는 30frames/s이다. 인코딩 속도는 1.5~3Mbps로 이는 고화질 이미지 모드에서 1.5Gbyte 드라이브에 66분 분량의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HDD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 제품에 탑재할 마이크로드라이브로 코니스의 개인용 스토리지 1.5Gbyte HDD를 채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 프로토타입이 1.5Gbyte 드라이브를 사용했으며, 이러한 모델을 제공하는 업체는 코니스가 거의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추론은 설득력을 갖는다.
양산체제 본격화 조짐
1인치 HDD 사용을 검토중인 장비업체는 삼성만이 아닐 것이다. 코니스에 따르면 이미 7개 업체가 코니스의 HDD를 자사의 제품에 탑재할지 여부를 고려중이다. 코니스는 “일례로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와 이미지 프로세싱 기어의 개발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며, 오는 2/4분기부터는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HGST 역시 여러 장비 제조업체들과 4Gbyte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실장하는 제품의 공동 개발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HGST 관계자는 “최근 여러 장비 제조업체들이 캠코더에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것에 관해 많은 문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GS 마이크로드라이브도 장비 제조업체들로부터 대량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많은 제조업체들이 장비 벤더들의 출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생산 기반을 빠른 속도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일례로 GS 마이크로드라이브는 중국 귀조우(Guizhou)성, 귀양(Guiyang)시의 새로운 플랜트를 통해 자체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귀양 플랜트는 4월 안에 월 5만 유닛 규모의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이 업체는 오는 9월까지 적어도 월 15만 유닛의 생산력을 확보해서 올해 총 1백50만 유닛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이러한 수치는 단순히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이미 수주한 주문 내역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니스는 제조부문을 위탁함으로써 양산에 성공하고 있다. HDD 생산은 중국에 통합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TDK의 자회사인 홍콩 SAW 마그네틱스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OEM 가격 절반으로 하락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갑자기 1인치 HDD를 공급하기 시작한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1인치 HDD 제조업체들이 한때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왔던 낮은 가격을 제공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1Gbyte 마이크로드라이브의 대량 주문 시 OEM 가격은 현재 로트(Lot) 당 약 170~21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 가격은 조만간 약 10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코니스는 이러한 가격 경쟁의 최일선에 있다. HDD 업계 관계자는 “코니스가 자사의 드라이브 가격에 관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코니스가 50~70달러 OEM 가격대에서 장비 제조업체들에게 드라이브를 판매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고 전했다.
코니스는 예컨대 2/4분기에 자사의 개인용 스토리지를 탑재하고 출시되는 모바일 뮤직 플레이어의 소매 가격이 229~249달러 수준일 것이며, 크리스마스까지 약 199달러로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사 제품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양산 가격은 100달러 이하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BM의 마이크로드라이브 사업부를 모태로 운영되고 있는 HGST도 가격 하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GST는 올 가을께 4Gbyte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출하하면서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HDD 산업을 주시하고 있는 한 분석가는 “HGST가 유닛당 100 달러 OEM 수준에서 드라이브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하락에 공을 들이고 있는 업체는 이뿐만이 아니다. GS 마이크로드라이브가 공급하는 2.4Gbyte 드라이브의 OEM 가격도 기존 경쟁모델보다 낮은 약 150달러 선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
1인치 HDD 제조업체들이 가격 절감에 신중한 이유 중의 하나는 지난 99년에 양산이 시작된 이후 각 업체들이 경험한 실수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IBM의 실수는 드라이브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높은 가격은 디스크 드라이브가 하나의 옵션으로 판매되어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옵션일 경우 매출량은 일반적으로 낮기 때문에 이는 결코 가격 하락을 가져올 수 없다. 하지만 2001년 말 230달러였던 1Gbyte 드라이브의 OEM 가격은 지난해 170~21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출하량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최소한의 고정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IBM은 마이크로드라이브 가격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설정키로 했다. 신형 드라이브 제품의 가격이 출시 단계서부터 100 달러 선에서 설정된다면 이전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으면서도 연간 수천만 유닛 규모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에 침투할 수 있을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이처럼 거대한 시장의 일부를 차지할 수 있다면 양산 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이 드라이브 가격을 더욱 낮출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기술 발전이 가격하락 주도
1인치 HDD 제조업체들이 100달러 선의 OEM 가격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일반적인 추론이다.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가격 수준을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그림 2) 예컨대 3.5인치 HDD 가격을 100달러 OEM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것이 어렵다고 여겨지던 시기가 있었지만 오늘날 로우엔드 모델은 매장에서 약 8천엔에 판매되고 있다. 똑같은 현상이 2.5 인치 드라이브에서도 나타나 지금은 가격이 100 달러 수준, 약 1만엔 정도에 불과하다($1.00=￥120일 때 ￥12,000). 5-, 3.5-, 1인치 드라이브의 컴포넌트 수가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1인치 드라이브 가격도 출하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메모리 카드의 도전
하지만 가격인하가 앞으로도 계속해서 장비에 대한 드라이브 제품의 사용을 보장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콤팩트 메모리 카드가 맹렬한 속도로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콤팩트 메모리 카드의 가격은 놀랍게도 1인치 HDD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1Gbyte급 카드의 OEM 가격은 약 310달러. 1 인치 HDD가 용량은 늘면서도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Mbyte당 유닛 가격은 꾸준히 메모리 카드 가격을 앞지르게 될 전망이지만 기술이 가격의 차이를 다시 좁히는 것은 시간 문제다.
콤팩트 메모리 카드에 사용되는 NAND 플래시 EEPROM(Electrically-Erasable Programmable Read-Only Memory)는 앞으로 최소한 2년 동안 밀도가 해마다 배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제조업체들은 2005년 이후에도 밀도를 매년 1.6~2배로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예상이 실현된다면 단순 계산만으로는 4Gbyte 메모리 카드 가격은 4년내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메모리 카드에 추월당하지 않으려면 1인치 HDD도 밀도에서 최소한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연간 성장률 50%를 유지할 수 있다면 HDD 드라이브는 앞으로 수 년 동안 콤팩트 메모리 카드를 상대로 가격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하드 디스크 밀도 증가의 하향세가 이미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는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HDD의 밀도는 1998~2001년 사이 매년 약 100% 증가했지만 업계에서 이러한 속도를 유지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그림 3) 1인치 드라이브가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공급될 수 있으려면 다른 폼 팩터를 지닌 HDD보다 밀도 성장률이 높게 유지돼야 할 것이다.
휴대폰용 0.7 인치 드라이브
HDD 제조업체들은 휴대폰이 초소형 드라이브의 이용률을 폭발적으로 늘릴 구세주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인치 드라이브도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 활용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특히 컴포넌트를 지극히 조밀하게 실장시켜 다양한 기능들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휴대폰에서는 1인치 드라이브를 위한 콤팩트플래시 슬롯에 적절한 공간이 없다. 휴대폰에 사용하기 위한 HDD의 외부 체적은 1인치 드라이브보다도 작아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미 여러 제조업체들이 시장의 잠재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설계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HDD 업계에서 마츠시타 일렉트릭 인더스트리얼 같은 AV(Audio-Visual) 장비 제조업체들은 크기가 0.7 또는 0.8인치인 드라이브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의 HDD 소형화 추세를 미루어 볼 때 1인치 드라이브 이후의 다음 세대는 0.7인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까지 드라이브 크기는 각 세대마다 3.5, 2.5, 1.8 인치 등으로 반감돼 왔다. 1인치 드라이브 보드 면적의 절반인 외장 플래터의 직경은 약 0.7 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브 용량도 1인치 설계의 절반 수준에 이를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0.7인치 드라이브들이 언제 생산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불확실하다. 콤팩트 메모리 카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최근 부상하고 있는 1인치 드라이브보다 높은 스토리지 용량과 저렴한 가격을 결합시킨 특성을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모토유키 이시이(Motoyuki Ishii), 마사유키 아라이(Masayuki Arai)
웹사이트:
Cornice Inc: www.corniceco.com
GS Microdrive: www.gs-microdrive.com
HGST: www.hgst.com
Samsung Electronics: www.sec.co.kr |
